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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8일팀 '이상아'님의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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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럽까미노 작성일18-11-29 13:03 조회2,2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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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부엔 까미노.
 
인천공항에서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 스페인을 향하는 새벽 12시50분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나의 두번째  순례가시작된다.  아침 9시30분 마드리드 공항에 발을 디딘다. 내가 이 먼곳에 또 오다니,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함께 동행하지 않겠다는 남편을 기어이 데리고, 이번에는 총 여섯부부가  함께왔다. 
 
내 고집도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가 보다.  1년전 와서 걸었던 길을 또 와서 걷는다니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계절에 따라 또 함께 걸은 사람에 따라 순례길의 모습은 매번 새롭다 했다. 지난 번은 장애우들과 함께였고, 이번순례는 평소 여행을 함께 했던 성당식구들이니 더욱이 이번 순례가 기대가 크다. 더욱이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성당의 전 사무장님 부부와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던 마리안나 그리고 사비나 부부가 함께 하여 주어 참 든든하다. 거기에 지난 번 장애우들과 이 길을 함께 걸었던 ‘클럽까미노’ 줄리아대표가 이번에도 우리와 함께 해주어 더욱 마음이 놓인다.
참 설레어 잠을 설쳤다. 하느님은 언제나 더 좋은것을주신다. 이번에는 어떤 기적들을 나에게 또 우리에게 주실려나 ᆢ
 
몇 년 전, 건강이 안좋아 고생하셨던 바실리오 사무장님은 걱정이 무색하게 여전히 활발하게 행복한 삶을 가꿔가신다. 두분의 그런 모습이 참  존경스럽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걸어주셔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나이가 드니 우리부부는 점점 비행기가  두렵다. 특히 유럽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래도 이번에는 별 어려움없이 잘 왔다.
남편은 남미가  좋다고 하지만  나는 젊어서도 지금도 생각만있고 용기를 내지못한다.
 
드디어 도보순례 시작이다. 함께 온 이들에게 아는채를 좀 하고싶지만 전혀 새롭다. 여기가 1년전 내가 걸었던 길이던가 싶게 많이 새롭다. 1년 전 그때는 몸상태가 좋지않아 의식이 몽롱하여 순례 첫 날 너무 힘들었던 기억만 또렷하다.
이번에는 몸도 마음도 또 정신도 모두 또렷하다. 걷기 시작하니 몸이 점점 풀린다.
그래, 그렇지. 똑같은길이다. 내가 또 오고싶어 남편을 기어코 데려온 그 길.
우리 부부가 그 길을 이렇게 함께 걷는다.
 
가면서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찍는일은 순례길 위 또하나의 재미다.
걷다 지치면 까페에 들러 차도 마시고,  팔려고 진열해놓은 물건도 구경하고,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음식도 사먹는다. 함께 온 사람들끼리 돌아가며 커피고 맥주고 서로 쏜다고 난리다. 이렇게 나누며 걷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여기저기서 ‘찰칵찰칵’이다. 이렇게 한 맘으로 서로를 챙긴다.
순례일정동안 나는최고의행복을 느끼리라. 이번에는 어떤  은총을 나에게 주시려나.
‘우찌 이런일들이…’ 하고 속으로 감동한다. 나만 이러는걸까. 넘치도록주신다 늘 새로운  것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3일째
앞서가는 남편은 꽃사진도 찍으며 저벅저벅 잘도 걸어간다. 오기싫다던 사람 억지로 데리고 와서, 다리아프다 짜증내고 타박하면 어쩌나 걱정이었다.
근데 어쩜 힘든 티도 안내고  심지어 세상 즐거워하며 잘도 걷는다.
피곤한  기색도없다.  한국에선 순례준비도 않하고 가서 어떻게 하려고저러나,걷다말고 더는 못간다고 주저앉으면 어쩌나, 사실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
근데 상상외로 잘 걷는다.  남들 다 받는 맛사지 한번 안 받고도 잘 걷는다. 참 고맙다
 
우리부부, 평소  문제가 생기면 소통이 안돼 답답 할 때가  있다. 어떤 문제는 얼마든지
큰소리없이 지나갈만도 한데 큰소리를 내는 남편의 모습에 속상하고 미울때가  있었다.
큰소리가 나는게 싫어 문자로 내질러놓고 밖으로 도망가곤 한다.
급한성격 부딪히면나만 손해다. 서울은 집들끼리 바짝 붙어있어 소리내고 싸움 한번 하기도 어렵다. 이번에는 내가 싸움을 걸어 한번 큰 소리를 내볼까?
걷다보니 큰소리 지르며 속풀이 할 장소로는 딱이다 싶은 넒은 들판이 많다.
그동안 참았던것들을 이번기회에 복수 한번 해봐? 그러기엔  분위기가  너무 평화롭다. 건드릴 수도없네.  하고싶은 이야기 분위기 좋을때  얘기하라고 들은기억이난다.
하지만 괜히  옛날 속상한 것 다 꺼낼 필요 있을까.  이평화를 일부러 깰필요가 ᆢ
 
여행 나오면 다른부부들은 많이 싸운단다.  다행인가 우리는 나오면 만사형통이다.  마음부터가 즐겁고 너그러워진다.
더욱이 이번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가고싶어하다던 산티아고 순례길 아닌가.  ‘아  ᆢ우리가 둘이서여기까지 왔구나’  더욱이 나는 두번씩이나
이 길을 걷고있다. 1년전 처음 도보순례를 가자 할때, 나는 절대 못 간다 했다. 그때 장애우들이 일하는 작업장 원장님이 본인이 업고라도 간다고 이끌어주셨다.  지금 생각하니 못 이기는 척 함께 하길 진짜 잘했지.
 
사실 내가 다시 이곳에  100키로를 넘게 걸으러 오길 결정하면서 걱정이 없는건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다시 걸으니 모든 걱정은 말끔히 없어진다. 무엇보다 다시 이 길을 걷는다는  자신감이 생기니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반복되는 단순한 생활에 머리속도 개운해 남편도 나도 잘 왔다고 이야기 한다. 이 길은 참 신기하다. 여기만 오면 특별한 힘이솟는다. 113키로가 대수랴. 더 걸을수도 있을거 같다.
 
저 만치 문어집이보이네. 점심으로 문어를 잘 먹고 한마리를 따로 더 포장한다.
저녁에 야식으로 모두와 함께 나눌 심산이다. 이제는 그 전에 망설이고 피했던 작은 것들 그래서 하지 못하고 후회했던 많은 것들을 행동으로 실천 해보며 살고싶다. 그냥 지나 간 세월 아까워서라도 앞으로 남은 세월 부딪혀 보려한다. 해봐도 안되면  그때 포기하면 되는것이다. 이제는 얘들도 충분히 정신적으로나  모든면에 성숙하다. 우리보다  많이 배윘으니 더이상 걱정안해도ᆢ
 
지난 번 순례 중 아쉽웠던 것들을 다 챙기니 이번 여정엔 특히나 챙길것이  많았다. 신발도 만약을 대비하여 최소 두켤래 거기에 이런전런 믿반찬,간식, 거기에 급하면 햇반이라도 데울 수 있는 작은 솥까지 챙기는 나를보고 이사 가냐구한다.
그래도 함께 걸을 우리 두 사람 몫 챙기는 시간이 나는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여행 중 짐이 많으면 고생이라더니 그 말이 정답이었다.  걷고 피곤한데  돌아와 짐을 풀었다 다시 챙기느라 저녁마다 어럽다. 굳이 이렇게까지 챙겨올 필요가 없었다. 함께 온 여행사 ‘클럽까미노’대표 줄리아씨가 편한 잠자리부터 식사,간식, 물, 과일까지 하나하나 다 챙긴다.  전용차량과 함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우리를 따라다닌다. 5-7km쯤 걷다 힘이든다 싶으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저 멀리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긴다. 살갑게 ‘어머님~아버님~’하고 부르는 모습이 예쁘다. 아들만 있는 우리집 양반은 딸로 삼고 싶다며 싱글벙글이다.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아가씨가 이렇게 세세하게 준비를 했네, 대견하고 또 참 고맙다.
 
이제는  또 이 길을 언제 걸으러 오겠나  싶다.  (말은 이렇게 해도 포르투갈 까미노를 걸어보고 싶어 또 모의 중이다. ) 미련없이 해보고싶은 것 다 해봐야지 싶어 맛사지를 받아보았다.  이곳 사람들은 우리와는 좀 다른것이, 작은 몸짓으로 감동을준다. 맛사지를 받으러 이동하는 중 비에 양말이 조금 젖었다. 그걸 놓치지 않고 맛사지를 하는 동안 불에말려서 뽀송하게 내어놓는다. 그 미소진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겸손하게 최선을다하는 그 모습. 떠나올때  끝까지 배웅해주는 두 모녀가 지금도 눈에선하다. 사람은 만나면 반갑고 또 헤어지면 그립기까지..그래서 꽃중에 제일은 인꽃이란다.
 
 
5일째
오늘따라 비는 부슬부슬 참 알맞게 내려 패션을 알록달록한 우비로 색색레이스로 만들어 준다. 여행이 참  행복하고 즐겁다.  누구와 함께 가는가에 따라서 그 재미가 더하다. 본당에 전사무장님으로 근무하실때 그 많은인원 한 사람 사고없이 인솔하셨던 경험이 역시나 큰 도움이 된다. 서로 한 마디 입담으로 행복하고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차 안에서도 웃음소리로 떠나간다. 언제나  맞춤으로 이끌어주시는 분… 그 분안에 우리는 늘 살고있다. 이번에도 이렇게 꼭 맞춰주신다.
 
걸으며 기도 하고, 눈은 자연이 선물하는 사방팔방 멋진 그림을 감상하느라  바쁘다.  하늘은 진짜 하늘색.  더 무엇으로 표현할까. 더한 표현이 필요가 없다. 이번에는  그냥 먼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확실히 지난번보다 쉽다는 얘기다.
기적이다 이 먼 거리를 이렇게 쉽게 걷다니….
쭉쭉뻗어 하늘을 찌르는 아름드리 나무들,  들판에는 온통 노란꽃 ,푸른꽃이 만발.
막  갈아낸 이 넓은 벌판엔 무엇을심을까.  들어가 살짝 거닐고싶다.
지난번 와서 걸었던 순례길은  밤, 도토리,  사과,  포도가  지천이였지.
끝도 안보이게 길게 뻗은  땅. 고사리하며 버섯은 한국과 모두 비슷하네.
고사리는 통통해서 베면 한트럭은 나오겠다.
 
또 다른 볼거리를 발견했다. 말을타고 지나가는 순례자들. 이들은  피부색에서부터 건강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얼굴에 행복이 넘친다. 피곤한기색도  없다 . 부엔까미노~
 
집은 대저택인데  관리인은 한 두사람이 고작이다. 우리같으면  최소 다섯명 이상이 하는 일거리이다… 그럼에도 저들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손님 한 두사람만 몰려 왔다가도 힘든기색이 나도모르게 나타나는데 말이다.
 
 
오늘 마지막 10키로 남겨놓고 젓은양말을 그대로 신고다녀 발에 물집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랐다.  줄리아 대표는 그런 내가 걱정스러운지 물집을 손수 따주며 남은 10키로는 차량으로 이동하시는게 어떠냐 권한다. 아니지!! 빼먹으면 한국에가서 후회한다.  끝까지완주해야지. 대표가 물집을 따준 덕분에 나머지 10키로 무사히 걷는다. 이젠 그깟 10키로쯤이야…싶다.
 
산티아고 입성 전날 저녁에는 특별파티가 있었다. 파티기분으로 머리에  알록달록 띠라도 매어본다. 부부끼리 장기자랑도 한다. 부부가 함께해서 만족하고 참기쁘다. 차량을 운전해준 현지 버스회사 사장 마누엘이 한 술 더 뜬다. 우리들 기분을 잘도 맞춘다. 익살스러운 표정에 한 두개 아는 한국말로 한마디씩 거들어 우리를 웃게 만든다.  함께했던 부부 중 사비나 남편(요한 형제님)과 사무장님 사모님(카타리나 자매님)은 이번 순례여행을 통해 서로 50년전 초등학교 동창임을 우연히 알게되었다. 한 본당에서 몇년을 지내면서도 몰랐는데, 이억만리에서 알게되니 깔깔호호 야단이 났다. 세상에나!! 잊혀지지 않을  또 다른 추억이 될꺼다.
 
오늘은  어떤요리가 나올까. 다채로이 나오는 스페인 음식도 참으로 훌륭하고 맛이 있지만….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인가 보다. 함께 나오는 알랑미밥에 무겁게 챙겨온  고추장찍은 멸치를 곁들이니 꿀맛이다.
 
날짜가 넘 빨리 흐른다.
내일은 순례의 목적지인 산티아고 입성이다. 한국에서 미리 성사도보고 특별강복도받고 걸으며  마음닦아  그 분 본연의 뚯 기리며 준비를 한다고는  했지만  언제나 부족하다.  인간이  한다고는 하지만 그분께는  늘ᆢ 의복이라도 좀 챙겨보자 싶다.죽을 때 챙기는 것보다 지금 챙겨보자. 그래, 그땐 사실 모든것을 버리고 가야겠지.
 
오늘은 5키로만 걸으면 된다. 드디어 대성당이  코 앞이다. 감동이다.  이번 순례의 마지막 걷는 구간, 이곳저곳 꼼꼼히 살펴본다. 야고보 성인 영성이 가득한 이거리. 성인이 곳곳 다니시며 선교로 행여자로 다니셨던 이땅을 남편과 손을 맞잡고 걸으려니  마음이 자꾸울컥한다.
 
아침부터 차려입은 의복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대미사 준비를 하였다. 자리를잡고 앉아 1년 전 감동을 기다려본다. 미사가 다 끝나도록 향의식(보타푸메이로)이 없다. 물었봤더니 매 미사마다 향의식이 있는것은 아니라고 한다.
미사자체도 의미가 있고 감동이 있지만,  향의식을 보지 못하고 그냥 나오려니 어쩐지 많이 서운하다. 저녁을 먹기 전, 저녁 미사 한번 더 참여하려 성당으로 다시 들어섰다.
미사가 끝날때 쯤 제대 주변 움직임이 다르다. 내가 바라던  그 감동의 향의식을 하는것이 아닌가!!  다시 보아도 참 장관이다. 사실 이번에는 보지 못하겠구나 포기하고 있었다. 줄리아 대표가 저녁미사때 향의식을 할 수도 있다 이야기 했지만 크게 기대하고 있진 않았었다. 다시한번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주신다는 걸  경험했다.
 
다음 날 오전, 대성당  이곳저곳을  내 본당처럼 구석구석 다닌다. 다행인것이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바로 성당 옆에 있었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두번째로 컸다는 수도원이었던 곳이 지금은 먼 길을 걸어 산티아고로 걸어오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대성당 바로 옆에 자리잡았던 숙소는 축복이었다. 덕분에 언제곤 내 집처럼 대성당을 들락거릴 수 있었다.
 
내가 언제 또 이 곳을 올까 싶은 마음에 산티아고를 떠나기 전 성당에 또 들어갔다.
그때 한 노인신부님이 성작을들고 어디론가 가고 계시길래 따라갔다.
미사준비를 시작하신 신부님께 몸짓으로 허락을받고 10유로를 제물로 놓고 함께
일대일 미사를 드렸다. 또 다른 큰 은총을 내가받았다. 이런 미사는 일생 처음이다.
기도문을  또박또박  크게 하시는데 그 기도문이 내 가슴에 또박또박 새겨진다.
 
나의  이번 여행 중 일어났던 마음속의 기적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주님. 맞춤의 하느님.

당신이 이끄시는대로 당신의 분부대로 따르는 딸이게하소서.
그리고 또 저에게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축복을 내려주소서.
 
그라시아스.
 
부엔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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